파도야 바다야
여 운 만
억겁의 세월을 안고
파도가 밀려온다
경포호의 긴 역사도
동해바다 쪽빛 물도
파도에 사연을 안고
거세게 밀려드는데
비릿한 물미역 냄새는
무딘 코끝을 자극한다
버거웠던 지난 일은
한순간에 날아가고
여유로운 갈매기들
날갯짓도 평화롭다
고뇌의 끈을풀어
수평선에 띄워보내자
네 살배기 손주녀석
신이나서 뛰어노니
솔밭길 비둘기들 화들짝
날아가고 어느새 내 마음도
평화가 잦아든다
어차피 지고갈짐
이제 그만 털어내고
동해바다 쪽빛물에
시름꺼내 씻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