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봄
- 평림 길옥자
영하의 날씨에
칼바람이 파고들어
심술을 부려도
봄은 우리집 베란다에
스며들고 있었다.
난 화분 위에도
알로에 밑둥에서도
젖니처럼
새싹이 돋아났고
빨강 드레스를 입은
꽃잎 어여뻐라
언제 이렇게 소리없이
설레임을 들고
나에게 찾아 왔을까
겨우내
두꺼운 외투 하나없이
햇살과 동무하며
나에게 다가온 그대
우리 오래오래 함께하자.